▒디카 자료

사진 전문가 따라잡기

한기종 2006. 6. 15. 11:51
DSLR 카메라로 사진 전문가 따라잡기 1편

 

 

 원 클릭으로 해결하는, 디지털카메라 전문가 따라잡기 제1편

예전에는 놀이공원이나 입학식, 졸업식 등 집안 행사에만 쓰이던 카메라라는 '가전기기'가 디지털을 만난 요즘 세상에서는 일상을 기록하는 저장매체의 한 부분으로 없어서는 안될 '생활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연재 순서

1. 조리개만 알아도 나도 사진 전문가
2. 후 보정이 필요 없는 화이트 밸런스 제대로 알기
3. 상황에 맞게 제대로 찍어보자! 풍경,인물, 정물,
4. 어떤 DSLR이 나에게 맞는 것일까? DSLR알뜰 구매가이드
5. 렌즈와 악세사리.. 그리고 칼핀 맞추기

 

 
 

업상으로 필요하다거나 취미, 호기심(얼리아답터) 등 갖가지 용도에 따라 구입을 하였겠지만 카메라가 가지는 본연의 기능인 '사진을 찍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그냥 카메라의 자동모드에서 셔터만 눌러서 만들어진 사진 보다 더 잘 찍을 수는 없을까?
사진을 더 잘 찍기 위해서는, '잘 찍은 사진' 이라는 명제를 풀어야 하는데 사진에는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 보다,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것들로 많이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그 사진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잘찍은 사진'이 될 수도 있고 때로는 '못찍은 사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사진을 찍은 그 사진가는 자기가 표현하고 싶은 데로 사진이 나왔는지 아니면 우연히 찍힌 것인지, 잘찍은 것인지 못찍은 것인지에 대해서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글쓴이는 사진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단지 비싼 DSLR카메라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러한 비전문가의 강좌 아닌 강좌를 쓰고 있으므로 감성이나 예술 같은 심도 깊은 이야기 보다는, '잘찍은 사진' 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사진가가 의도한대로 찍고 싶은 사진을 찍었느냐 못 찍었느냐로 정하고 이것에 대해서 기술적인 이야기 하고자 한다.

▒ Aperture(조리개)

Aperture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구멍' 혹은 '구경'으로 정의 되어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진이 찍히는 (셔터)시간 동안 빛이 통과하는 작은 틈의 구경을 조리개라고 하는데, 사진가는 이 조리개의 크기를 크거나 작게 조절하여 찍히는 빛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조리개는 우리의 인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눈이 그 조리개의 정확한 예다.

어두운 곳이나 밤에는 동공이 확대되어 빛을 더 많이 받아들이고, 태양빛이 내리쬐는 낮에는 동공이 축소되어 주변의 빛을 적게 받아들인다.

물론 우리의 눈과 연계된 자동 노출(Exposure)은 아주 정확해서 동공의 변화를 의식하거나 직접 느낄 수 없지만, 원하는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조리개를 변화시켜 빛의 양을 조절해야 한다.

▲ 조리개 구경 그림 - 원본 출처 디씨인사이드(dcinside.com)

조리개의 값은 'f/' 혹은 'F'(Fraction)로 수치를 정하는데, 사진 촬영 때 흔히 말하는 1.4 -> 2 -> 2.8 -> 4 -> 5.6 등의 수치를 조리개 값이라고 하는데, f/2.8의 값에서는 f/1.4의 값보다 조리개가 더 조여져 조리개를 통과하는 빛의 양이 1/2로 줄어들게 된다.

일반적으로 조리개를 조이면(수치를 높이면) 초점이 맞는 부분의 심도(Depth)가 깊어지고, 사진의 전체적인 선명도가 높아지게 되나, 인물사진처럼 특정한 피사체 하나만 부각 시키려면 조리개를 개방하여(수치를 낮추어) 아웃포커스(Out of Focus) 효과를 내볼 수도 있다.

▲ 조리개의 효과 - 자동 노출을 사용하였으면 조리개만 달리하여 찍은 사진

 

▒ 셔터스피드

조리개와 함께 셔터스피드는 노출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리개를 통해 얼마 동안의 빛이 통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셔터스피드이다.

실제 생활의 예를 들어보면 들어보자.
물병에 들어있는 물을 물컵으로 따라내야 하는데, 물병 투입구의 크기는 조리개의 크기이고, 셔터스피드는 물을 컵으로 따르는 시간이라 생각하면 물에 차있는 물의 양이 카메라의 CCD혹은 필름까지 전달되는 빛의 양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물병 투입구가 너무 크거나, 너무 오랬동안 물을 따르고 있으면 물컵의 물이 흘러 넘치듯이, 사진에서도 조리개를 너무 개방하거나, 셔터를 오랬동안 열어놓고 있을 때는 노출 오버가 생겨 너무 밝게 나와 사진을 망쳐버리게 된다.

▲ 셔터 박스 사진

셔터스피드는 1/60초 , 1/120초 같이 시간의 단위로 값을 정하는데 일반적으로는 렌즈의 초점 거리만큼(35mm기준) 셔터스피드가 확보되어야만 흔들린 사진을(핸드블러) 방지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흔들림 방지 기능인 IS(IMAGE STABILIZER,캐논)혹은 VR(니콘)/AS(미놀타)/OS(시그마)/OIS(파나소닉) 등의 기술이 적용된 렌즈/카메라들이 저 광량시의 촬영에 흔들림을 방지해주기도 하지만 광량이 모자라는 곳이나 야경 촬영을 할 때는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이, 흔들리지 않은 깨끗한 사진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


스포츠 사진과 같은 빠르고 역동적인 사진이 필요 할때는 고속 셔터스피드를 설정하여 사용하고, 느긋하게 흐르는 정적인 분위기의 사진을 필요로 할 때는 저속 셔터를 사용하여 촬영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 셔터 우선모드에서 1/10s를 설정하고 자동 노출로 찍은 사진

▲ 셔터 우선모드에서 고속 셔터를 이용하여 연속촬영한 사진

 

▒ 노출(Exposure)

노출을 훤히 꿰고 있거나 별도의 외장형 입사식 노출계를 가지고 있는 전문 사진가가 아닌이상 일반 사용자들은 카메라의 Av(조리개우선모드)나 Tv(셔터우선모드)를 통해서 카메라의 노출계가 자동으로 지정해주는 노출로 사진을 찍는다.

▲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 보정 그래프

하지만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의 눈금이 '0'을 가르키고 있더라도, 항상 '적정노출'의 사진이 찍히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에서 인식하는 반사식 노출계의 눈금은, 모든 색의 혼합인 '회색'의 반사율 18%를 기준으로 셔터/조리개 값을 지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찍고자 하는 피사체의 밝기가 유난히 밝거나 어둡다면 적절히 '노출보정'을 해주어야 한다.

눈내린 설경이나 어두운 야경에서 자동 노출로 사진을 찍으면 사람의 눈이 인지하고 있는 것과 다른 사진을 찍어주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적정노출'의 사진을 찍고자 할 때는 그레이카드의 회색면을 이용하여 노출 값을 얻는 방법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찍고자 하는 피사체의 색을 보고 '노출 보정'을 해주어야 한다.


피사체의 색이 눈처럼 밝아서 빛의 반사율이 높다면 카메라의 노출계는 이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노출 부족의 사진이 나오게 되므로 노출을 + 쪽으로 높여주어 적정 밝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고, 피사체의 색이 어두워서 빛의 반사율이 비교적 낮다면 노출을 - 쪽으로 수정하면 적당한 밝기의 사진을 얻을 수가 있다.



여기서 조금 더 발전하면 노출을 측정하는 노출계의 측광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데 보통은 뷰파인더 화면안에 전체의 평균을 낸 '평균측광' 방식으로 사진을 찍지만, 부분측광(중앙부 10%대의 영역만을 측정하여 노출을 결정한다), 스팟측광(중앙부의 3%대의 측광)등의 다양한 방법의 측광 방식을 통해서도 적정노출을 얻을 수 있다.

▲ 노출보정을 하여 적정 노출을 찍은 사진과, 노출보정을 하지 않은 사진

 

▒ 구도

적정한 밝기의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 노출을 맞추었다면 다음은 구도를 맞추어야 한다.

구도는 노출과 함께 사진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사진의 구도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편안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고, 불안정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미술을 전공했던 사람들이 찍는 사진이 조금 더 달라 보이는 이유도, 그림을 그리듯이 안정적이고 독특한 구도를 잡아놓고 셔터를 누르는데 있다.

이른바 황금분할(Golden Section)이라고 하는데 가로변과 세로 변을 1 : 1.618의 비율로 나누는 것으로

▲ 황금분할 구도 그림

A,B,C,D를 이루는 4개의 수직, 수평선들을 황금분할선이라고 한다.

AB : AD의 비율이 1 : 1.618(약 3:5의 비율)되면 수평선과 수직선을 잡기에 좋고 주 피사체를 이 선상에 위치하게 되면 안정감을 주고 균형을 이루는 사진이 된다.

이것이 바로 황금비율이다.


보통은 사진을 찍을때 AF(오토포커스)를 지정하는 측거점이 정가운데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 피사체도 함께 중앙부에 배치가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는 구도의 안정감이 떨어지게 되므로, 찍고자 하는 주 피사체를 (인물사진이라면 얼굴의 눈 정도) A,B,C,D 중 한군데에 배치하여 본다면 보다 안정적인 구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 황금비율 샘플 인물 사진

피사체가 되는 인물의 얼굴을 중앙부에 배치하는 것보다 황금분할의 위치에 배치한 후자의 사진이 더 안정감이 느껴진다.


가끔은 안정된 구도의 편안한 사진보다 독특하고 화려한 사진의 느낌이 필요로 할 때도 있는데, 바로 CF나 뮤직비디오의 화면이다.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황금비율의 원칙을 깨는 것인데, 미술 등의 전문지식이 없이 사진 찍기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주 피사체가 구도에 묻혀 버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하여야 한다.

▒ 주제의 부각

노출과 구도를 맞추었다면 사진가는 어떻게 사진을 표현하는 방법을 터득한 셈이지만, 사진의 노출과 구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 남아있으니, 그것이 바로 주제이다.

어떻게 보면 사진가가 표현하려는 사진의 주제만 분명하다면 노출, 구도 다 잘못 틀리게 맞추어도 좋은 사진이라 할 수 있다.

그 만큼 사진에서는 주제의 표현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데 무엇을 어떻게 표현하고자 하는지 사진가는 사진을 찍기 전에 미리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프로필 사진같은 인물 사진을 찍고자 한다면, 렌즈의 조리개를 개방하면 아웃포커싱 효과를 내서 피사체인 인물을 부각 시킬 수 있고, 여행 중에 멋진 경치를 만난다면 조리개를 수치를 조여(수치를 높인다) 초점이 맞는 영역(심도)를 확보해서 좋은 화질의 사진을 얻을 수도 있다.

 
  렌즈의 초점 거리가 길수록(망원), 조리개 값이 낮을수록(개방),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가 멀수록 아웃 포커싱이 잘 된다.

 
 

▲ 200mm 단초점 망원렌즈를 이용해 찍은 인물사진. 조건을 잘 맞추면 아웃포커스의 효과가 나타난다.

이처럼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서 아웃포커싱 기법을 사용할 수도 있고, 색의 채도나 컨트라스트(대비)를 조절하여 강렬한 색을 만들어서 표현을 할 수 있기도 하다.

흔히들 말하는 '로모(lomo)' 카메라의 터널이펙트 현상도 이와 같은 주제를 부각하는 방법중의 하나이다.

▒ 그 밖의 것들...

사진가 자신이 찍고자 한데로 결과물이 나온 이른바 '잘찍은 사진'을 얻었다면, 다른 사람들이 놀랄만한 사진을 찍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것은 '기술'의 영역을 벗어나 '예술'의 영역으로 접목될 수도 있는 부분이기에 쉽게 설명이 어렵다.

다만 분명한 것은 사진은 찍는 컷수만큼 사진 기술(실력)과 시야가 넓어진다는 점이다.


항상 좋은 빛을 찾아 다니며 다른 사람들이 찍은 사진들과 자신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자신이 찍고자 하는 것을 생각하고 상상하여 사진을 찍는다면 놀랄만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않을까 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해둘 것은 자신의 결과물이 맘먹은 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 문제점을 카메라 장비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점이다.

좋은 카메라 장비들은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지만 절대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것은 아니다.

결과물인 사진은 사진사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유명한 사진작가들도 단 한컷의 사진을 위해 몇 백롤의 필름을 사용하듯이, 멋진 사진 즉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서라면 여러 번의 수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