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꾸미기

[스크랩] Natural 창문 너머 계절이 노래하는 집

한기종 2005. 9. 21. 21:50


 

최경희씨가 이사를 결심하고 처음 이집에 들어섰을 때, 집안데 모든 벽이 누군가의 손에 의해 그려진 벽화로 가득했다.

 

전에 살던 건축가는 유독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고 언뜻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림을 가만히 보니 이탈리아의 어느 한적한 동네를 그대로 그려 넣은 것 같았다.
유럽 여행을 퍽이나 좋아했었나 보다.

 

텅텅 빈 집이었지만 집주인의 흔적은 곳곳이 남아있었다.
아니, 집 자체가 그의 흔적이었다.

지금은 먼 여행을 떠나 이집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야 했지만,
정성을 한껏 들인 집이라는 생각이 들자 떠나면서도 많이 아쉬워했을 것 같았다.

집의 외관을 둘러싼 목조주택 자재들은 모두 그 건축가에 의해 캐나다에서 직접 온 것들이다.
내부도 튼튼한 원목으로 잘 마감되어 감탄스럽기까지 했다. 주방 싱크대 대리석 상판은 캐나다와 일본에서 직접 사들여 온것들이다.

그래서일까. 들어서는 순간, 집의 구조뿐만 아니라 무언가 이국적인 향기가 깊은 곳에서부터 뿌려진 느낌이다.

아래층과 1층 벽에 남겨져 있던 그림들은 다시 칠은 하고 벽마감을 새로이 했지만, 2층 거실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는 화폭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최경희씨도 가족들과 가 본적이있는 이탈리아의 거리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치 자신의 가족을 위해 남겨진 그림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얼굴을 한 번도 본적이 없지만, 잘 지어진 집을 선물하고 갔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가족들을 위해 마련한 이유있는 공간들

아래층은 남편의 취미생활을 위해 DVD룸으로 꾸몄는데, 은은한 컨템퍼러리 무드를 담아 원목가구들을 깔끔하게 배치해 놓았다.

건설업을 하는 남편은 지인들이 많은 편이어서 편안하게 앉아 위스키를 마실수 있는 게스트 접대 공간과 함께 거실 창밖에는 간단한 조경을 꾸며놓았다.
남편의 손님들이 집에 방문할 때는 으레 이 공간을 이용한다.
부부침실과 주방, 욕실이 있는 1층에서는 가족들이 아일랜드 식탁 주변에서 함께 요리를 즐기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은 엄마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다.

 

 

 

최경희 씨의 집에는 예쁜 세자매가 있다.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는 지선, 지은과 여섯 살 막내지원이. 지원이는 학교에 가고 없는 두 언니를 부러워하곤 해서 얼마 전부터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자아가 무척 강하고 의사 표현이 확실한아이들은 2층에 있는 자신들의 플레이 룸과 침실의벽색깔과 침장을 스스로 선택했다.
고민하지 않고 빠른 시간에 고른 디자인은 컬러감이무척 강하고 재미있는 프린트의 침장이어서 숍마스터도 아이들의 감각에 혀를 내둘렀을 정도.

컬러와 디자인을 선택하는 데 있어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한 곳이기에 아이들은 자기 방에 대한 애착이 무척 강하다. 플레이 룸은 피아노를 치거나 책을
읽고 숙제를 하는 공간으로 아직 어린 막내딸을 위한 장난감이 가득하다.

 침실보다 넉넉한 공간으로 자리잡아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며 놀 수 있도록배려했다.

아이들의 침실 밖으로 갑판 형태를 한
테라스가 눈에 들어온다.

햇살을 한가득 머물게 하는 이 공간에서 조금 성장한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자연을 대하고 사춘기의 사색을 즐길지도 모른다.
유난히 많이 난 창과 각을 튼 지붕을 한 아이들 방의구조는 마치 넓게 확 트인 다락방과 같은 느낌이다.
비밀스러운 동심과 소중한 아이들의 꿈을 한 가득 키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공간이다.

 
 

1.이웃집이 그대로 보이는 주방 옆의 보조문

2.전에 살던 집주인이 그려놓고 간 벽화를 그대로 보존했다.

3.고급스러운 카키톤의 플로럴 패턴 패브릭 벽지와 원목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매치되는 부부침실의 한켠, 활짝 핀 꽃무늬의 로만세이드와 레이스로 풍부한 자연을 화사하게 표현하고 있다.

4.고급스러우 대리석 상판의 아일랜드형 주방, 가족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고습스러운 대리석으로 마감된 바닥과 벽은 전문가가 보고 감탄할 정도이다.

 
 

 

친근한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의 매개체, 낮은 담장

한적한 동네.

봄이 만연해 한층 따뜻해진 햇살 덕분에 한적한 동네는 평화로운 오후를 맞이했다.
제각각 다른 모습을 한 집들이 보기 좋게 늘어서 있는 이동네에 지난 1월 이사를 온 최경희씨.
아파트 생활에 길들여져 있어 손이 많이 가는 단독주택이 낯설었지만, 한적한 동네는 경비시스템을 켜지 않고 잠을 자도 좋을 만큼 평화롭기만 했다.
요즘 들어 부쩍 이 목조주택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계절이 바뀌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처음 대면 했던 마른 정원과 추워 보였던 집은 만물이 회생하는 계절이 성큼 다가오자 제각각의 색깔을 찾았다.
작은 마당이지만 손수 정성을 다해 화초를 심고 가꾸고 싶은 욕심이 나도록.
덕분에 최경희 씨의 손도 바빠졌다.

이것저것 들여놓고 집 구석구석에 집주인의 색깔을 다시 만들어내느라 그녀의 여가시간을 모두 반납해야 했지만 참 재미있는 작업이었다고 말한다.
세자매와 남편을 학교와 직장에 보낸 후부터 아이들이 엄마를 찾으며 집에 돌아올때까지가 최경희 씨에게 주어진 그녀만의 시간이다.

요 몇 달사이에는 집을 어떻게 바꿔볼까를 고민하느라 그 시간을 무척분주하게 보냈다.

서울시내에 있는 인테리어숍도 다녀보고 이것저것 조언도 구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아래층과 1,2층을 합하면 총 100여 평에 달하는 공간과 작지만 세 아이가 뛰어놀기엔 좁지 않은 정원이 벅차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아 참 좋았다.
전에는 그저 그랬던 일상들이 이 집에 이사를 오면서 많은 부분 바뀌기 시작했다.
낮은 담장을 사이에 두고 서서 이웃과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작은 정원을 멋지게 만들어줄 화초를 사러 다니면서 최경희 씨는 자신의 하루를 연다.
아파트에서 생활해 왔던 터라 처음 이집에 이사를 오면서 손이 많이 갈 것 같아 약간 걱정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은 하루 일과를 집 안을 가꾸고 돌보는 일에 보내는 것이 더욱 윤택하게 하는 것같다고.

 

벽의 컬러와 커튼을 새롭게 달면서 그녀는 과감한 시도를 많이 했다.
꾸미면 꾸밀수록 바라던 집으로 완성되는 재미는 이집을 꾸미면서 들게 된 경비를 전혀 아깝지 않게 했다.

계절이 바뀌어 봄이 찾아오자 작은 정원은 이름 모를 꽃들로 가득 채워졌고, 요즘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집 안보다는 갈수록 파릇파릇해지는 정원을 부쩍 많이 찾는다.

 
 

햇살을 향한 무수히 많은 창

최경희씨 집에는 벽장식에 따른 오브제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다.
가지각색의 원도 프레임이 벽을 장식하는 최고의 아이템이다. 바깥의 햇살을 한 응큼 쥐어오는 창은 벽과 천장에 걸쳐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다. 어느 날엔가 바라본 창문 언저리에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자 문득 커튼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에게 의뢰해 이 집의 분위기에 맞는

 

여러 가지 패턴들을 맞춰보고 그녀가 선택한 것은 플로럴 패턴의 패브릭 벽지와 로맨틱한 침장이다.

전원주택의 자연적인 모티브를 곧장 안으로 끌어들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밝고 화사한 컬러의 커튼과 침장들은 꽉 짜여진 집 안의 포근함을 강조하는 악센트 역할을 했다. 최경희 씨는 가능하면 집 안을 꾸며주는 오브제도 내추럴 아이템을 사용하려고 한다.
조금 멀더라도 외곽 쪽에 있는 화원을 찾아 직접 화초들을 사오곤 한다. 그렇게 해서 하나 둘씩 모으게 된 꽃과 풀들은 그녀의 작은 정원을 사랑스럽게 채워가고 있다.
풍요롭고 여유롭게 사는 법. 어찌 보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진행 방식이 아닐까.
최경희 씨의 집과 가족들은 그 방법을 잘 알고 있고, 또 충분히 그렇게 살고 있다. 몇대를 물려주어도 손색이 없어 보이는 튼튼한 목조주택 안에는 가족들의 사랑이 가득 차있고, 작은 정원 안에는 예쁜 화원의 꿈을 담았다. 세 자매의 맑은 웃음소리가 담장밖으로 들리는 평화롭고 한적한 집.

추운 겨울이 돌아와도 최경희 씨 집에는 지금의 포근한 정서와 따뜻함이 그대로 느껴질 것만 같다.
자신이 정성들여 가꾸는 정원 . 세자매가 정답게 수다를 떠는 아기자기한 침실, 무엇보다 남편이 편안하게 손님을 초대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최경희씨는 오늘도 감사하다. 더 많은자료 보기!!!

출처 : 행복이 가득한 집꾸미기
글쓴이 : 김현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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