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따라 바뀌는 집

카페가 따로없네"…''포인트''따라 바뀌는 집안

잡지나 텔레비전에서 예쁜 집을 보면 기분이 좋지만, 막상 그것을 현실로 옮겨오기란 쉽지 않다. 주변을 둘러보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잡동사니와 비좁은 공간이 ‘인테리어’ 자체를 어렵게 한다. 그렇다고 지레 포기할 필요는 없다. 몇 가지 포인트만 제대로 알아도 집안 분위기를 달리 할 수 있다. LG화학 데코빌 최희정(34) 디자이너는 “남의 집의 인테리어를 따라한다고 해서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 집에 맞게 주제를 정한 뒤 꾸미는 것”이 요령이라고 말한다. 같은 벽지를 써도 집이 남향인지 동향인지에 따라 빛깔 자체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가 권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소품 이용이다. 색색깔의 초를 쓰면 집 안 분위기도 한층 살아나고 은은한 아로마향이 좋지 않은 냄새까지 없애줘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초만 켜 놓을 경우 공간의 느낌도 훨씬 부드러워지고, 두 사람이 대화하기에 가장 좋은 분위기가 연출되는 장점이 있다. 촛대가 부담스럽다면 큰 와인잔에 초를 띄워 켜 놓으면 은은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스탠드 역시 분위기를 내는 데 알맞은 아이템이다. 쉽게 옮길 수 있어 공간 배치도 용이하고, 디자인 자체도 다양해 개성 있는 연출이 가능하다. 소품 가격이 만만찮아 고민이라면 인터넷몰이나 중저가 브랜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 디자이너는 “상품을 실제로 볼 수 없는 단점이 있지만, 댓글을 꼼꼼히 살펴보면 어느 정도 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인터넷 쇼핑몰을 추천한다. 한 단계 높여 집안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꾸려면 수납에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깔끔한 분위기는 우선 정리정돈이 잘돼 있어야 가능하다. 다음으로 어디에 포인트를 줄 것인지 정하는 것이 순서다. “화장을 하듯 인테리어할 때도 자연스럽게 하는 게 중요해요. 포인트를 공간마다 줄 경우 오히려 인테리어에 눌려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아요. 포인트를 한두 곳에 주고 다른 공간은 거기에 묻어가는 게 조화로운 느낌을 주죠.” 최근 인테리어 경향이 집안의 한두 군데는 카페 같은 분위기를 내는 데 있는 만큼 세련된 느낌을 전하는 게 좋다. 현관에 포인트를 두고 싶다면 주물을 응용한 유리로 고전적인 느낌을 살리는 것도 좋다. 또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보이는 벽면에 포인트 벽지를 이용해보거나 거실의 등만 바꿔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조금 더 욕심을 낸다면 마감재를 달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안방의 침대 머릿부분에 벽지로 포인트를 주거나 아이방일 경우 한쪽에 패브릭을 붙이면 화사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단 벽지 자체가 지나치게 화려할 경우 오히려 촌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색깔의 경우 무채색을 중심으로 한두 가지 포인트 색깔을 쓰면 무난하다. 좀 더 특별한 인테리어를 원한다면 욕실로 눈을 돌려보자. 욕실의 경우 자주 사용하는 곳이면서도 장식적인 면보다는 기능적인 면에 머물러 있어 오히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쾌적한 공간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특히 욕실이 깨끗하면 그 집의 인상 자체가 달라질 뿐 아니라 사용하는 사람까지 기분이 좋아져 정성을 들여볼 만하다. 아메리칸 스탠다드 코리아 한승조 부사장은 “욕실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조언한다. 욕실 바닥에 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샤워부스를 설치하거나 레일을 달아 커튼만 쳐도 습기 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 또 바닥 일부분에 카펫을 깔아 놓으면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면서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보다 주의를 요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욕실에 작은 변화를 주려면 눈에 띄는 욕실용품들을 수납장을 이용해 바깥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좋다. 수납공간은 코너 부분에 삼각장 등을 놓아 활용하면 된다. 욕실의 개념을 바꿔 ‘쉴 수 있는 공간’에 포인트를 맞춰 조그만 화분을 놓아두거나 간단한 그림을 걸어두면 세련된 멋을 풍길 수 있다. 또 디자인을 살린 거울로 바꿔주거나 조명만 달리해도 욕실의 밋밋한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욕실을 개조할 계획이라면 꼼꼼한 계획이 필요하다. 한승조 부사장은 “욕실을 고치거나 수리할 때도 자신의 감각에 맞춰 쇼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욕실에도 디자인이란 개념이 쓰이는 요즘, 무턱대고 업체에만 맡기면 욕실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욕실 문화가 발달한 유럽의 경우 주로 선택의 포인트는 가구, 거울, 조명 등 디자인 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욕실이란 제한된 공간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게 가구인 만큼 개조를 고려한다면 가구를 욕실 안으로 들여오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또 욕실은 기능성을 갖춘 만큼 미끄럼을 방지할 수 있는 바닥과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방수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이런 부분엔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 이 밖에도 욕조에서 소음이 많이 나지 않는지, 양변기는 경제적인지, 항균 효과가 있는지 등 주요 항목을 정해 세심하게 살펴봐야 만족스럽게 욕실을 꾸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