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상식

"80세 청년" 오키나와인들은 뭘 먹나?

한기종 2006. 3. 3. 23:37
'80청년' 오키나와인들은 뭘 먹나

현지 전문가 2인의 '내가 본 그들'

오키나와 북부의 유명한 장수촌인 오기미 마을 기념비엔 "70인 당신은 아직 어린 아이에 불과하다. 80이면 청년이다. 90세에 조상이 당신을 초청하면 100세까지 기다리라고 말해라…"라고 적혀 있다. 일본 오키나와현의 100세 이상 장수 노인 비율은 인구 10만 명당 47명(2004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백세인 비율이 10만 명당 5~15명(일본은 16명)인 데 비해 3~10배나 많은 숫자다.

오키나와에서 유방암은 희귀 질환이다. 유방 촬영이 불필요할 정도다. 전립선암이란 병명도 낯설다. 심장병 환자도 극소수다. 뇌졸중으로 숨질 위험은 일본 본토에 비해 50%나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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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스즈키 마고토(71.전 오키나와국제대학 노인학부 학장) 박사는 27년간 연구에 몰두했다. 미국의 장수학자 크레이그 윌콕스(44.일본 오키나와 현립 간호대 교수) 박사는 지난 11년간 오키나와에 머물며 이곳 여성과 결혼까지 했다. 이들이 쓴 '오키나와 프로그램'이란 책은 미국.일본은 물론 한국에서도 출간됐다. 두 장수 전문가를 6일 오키나와에서 만났다.



식물성.동물성 식품을 균형있게 섭취해라

장수촌인 오기미 마을 사람들의 음식은 78%가 채식이다. 매일 일곱 가지 이상의 채소와 과일, 그리고 두 가지 이상의 콩류를 즐긴다. 그러나 동물성 식품을 기피하는 것은 아니다. 돼지고기를 특히 좋아한다. 쇠고기.닭고기를 합해도 돼지고기 소비량에 못 미친다. 윌콕스 박사는 "이곳에서 돼지고기를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이며 "삼겹살.베이컨 등 직화(直火)하거나 튀긴 것 대신 삶아서 지방이 쏙 빠진 고기를 주로 먹는다"고 전했다.

오기미 마을 주민들은 돼지고기 덩어리를 냄비에 담아 무.미역.해조류와 함께 40~50분간 삶은 뒤, 소금.조미료.설탕을 넣고 1시간 이상 삶는다. 이 고기를 냉장고에 넣고, 다음날 하얀 기름이 생기면 이것까지 제거하고 먹는다.

돼지고기엔 '동물성 식이섬유'로 알려진 콜라겐이 풍부하다. 이를 가열하면 젤라틴으로 변한다. 뇌의 구성성분인 젤라틴은 강한 골격을 유지하는 데도 유효하다. 콜레스테롤 수치의 상승도 막아준다. 윌콕스 박사는 "오키나와 백세인의 돼지고기 섭취량은 일반 노인보다 적다"며 "삶은 것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올리고당이 풍부한 콩을 즐겨라

오키나와 주민의 콩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루 평균 60g으로 일본 본토(30~50g)나 중국인(10g)에 비해 많다. 콩에 든 불포화 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 스즈키 박사는 "콩에 든 탄수화물 중 최근 일본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것은 올리고당"이며 "대두 올리고당은 장 건강과 변비 예방에 유익하다"고 설명한다. 대두 올리고당은 또 장내에서 이로운 세균인 비피더스균의 먹이가 된다. 또 칼슘 흡수를 도와 골다공증을 예방해준다. 오키나와 노인은 콩을 즐겨 먹고, 외출할 때 유모차처럼 생긴 '베비 카'를 붙잡고 다님으로써 장수에 치명적인 골절을 예방한다.

두부도 오키나와 장수 노인의 애호 식품이다. 이곳 두부는 수분이 적어 일반 두부에 비해 딱딱하다. 그래서 볶음요리에 주로 쓴다. 단백질(100g당 9g) 함량과 열량(100g당 106㎉)은 일본 본토의 두부(각각 7g, 77㎉)보다 높다.

녹황색 채소를 섞어 먹어라

오키나와 주민의 채소 섭취량은 하루 평균 80~110g. 일본 본토(60~80g)에 비해 1.3배 많은 양이다. 특히 요즘처럼 날씨가 더울 때는 비타민 C가 풍부한 고과(여주)주스를 남녀노소 모두가 즐긴다.

스즈키 박사는 "오키나와에선 채소를 먹을 때 다양한 채소.두부.고기 등을 함께 볶아(짱뿌루) 먹는다"며 "한국의 비빔밥처럼 단백질.미네랄.비타민이 두루 풍부한 건강식품"이라고 말했다. 채소를 생으로 또는 샐러드로 만들어 먹으면 많이 먹는 듯해도 양적으론 적다는 것이다.

미역의 일종인 곤부도 오키나와의 대표적인 건강식품이다. 곤부를 즐겨 먹는 것은 돼지고기와 궁합이 잘 맞기 때문이다.

식염.간장 섭취를 줄여라

일본의 쓰케모노는 우리의 김치와 엇비슷하다. 이들은 세 끼 식사 때마다 거의 거르지 않고 먹는다. 김치와 쓰케모노는 염분 함량이 높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그래서 한국.일본에 위암 환자가 특히 많은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염분 섭취가 많으면 혈압도 높아진다. 그러나 오키나와 주민들은 쓰케모노를 즐기지 않는다. 오기미 마을의 타이라 마쓰(98) 할머니는 "쓰케모노를 일절 먹지 않으며, 조리할 때 식염.간장도 거의 안 쓴다"고 말한다. 음식 재료를 한데 섞어 기름에 볶거나 푹 삶기 때문에 식염.간장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윌콕스 박사는 "오키나와 주민의 하루 식염 섭취량은 8g으로 일본 본토의 10~12g보다 적다"며 "오키나와가 일본 전체에서 고혈압.뇌졸중.위암 발생률이 가장 낮은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카테킨 등 항산화물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한 녹차를 즐겨 마시고, 백설탕 대신 동물실험에서 혈관 건강에 좋은 것으로 밝혀진 흑설탕을 즐겨 먹는 것도 오키나와 주민의 장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두 학자의 의견이다.

스즈키 박사는 오키나와의 장수 신화가 앞으로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키나와에 주둔한 미군 때문에 일본 내 어느 지역보다 햄버거 가게가 많이 들어서면서 젊은 세대에선 비만.고혈압.심장병이 증가 추세라는 것이다.

오키나와=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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