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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은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정신적 육체적인 능력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반생태적이고 비민주적인 본성을 가지고 있다. 텔레비전은 자연과 타인으로부터 멀어지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마저 소외시키고 인간의 감각구조를 혼란스럽게 한다. 텔레비전은 사실과 거짓을 구분할 수 없게 만들고 부자와 권력을 위해 복무한다." (본문 중에서) 국내외에서 나온 많은 텔레비전에 관한 책들은 대부분 텔레비전의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결국은 텔레비전과 타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시청시간을 줄이거나 좋은 프로그램을 골라보라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물론 TV를 완전히 버리라는 제안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늘 한 걸음 더 물러설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둔다. 현실적으로 TV를 완전히 끌 수 없다면 TV 시청시간을 줄이거나 혹은 좋은 프로그램을 골라볼 수 있도록 '미디어 교육'을 하라는 것이다. 나는 TV를 거의 보지 않고 산다. 우리 집은 지금은 중학교 1학년이 된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었을 때, TV 안보기를 시작하였다. 지난해부터는 내가 일하는 단체의 회원들과 함께 5월 첫 주간에 TV 안보기 운동을 진행하였고, 올 해도 5월 1~7일까지 1주일간 TV 안보기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1년 전 TV 안보기 운동을 준비하면서 읽은 제리 맨더의 <텔레비전을 버려라>는 막연히 텔레비전이 가진 중독성 때문에 TV 안보기를 실천해왔고, 일정 기간 'TV 안보기' 체험을 하면서 TV에 대한 중독성으로부터 벗어나 올바른 시청습관을 갖게 하는 미디어 교육의 수단으로 TV 안보기 운동을 준비하던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그는 "TV는 결코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프로그램만 골라본다고 TV의 폐해로부터 벗어날 수는 없어 제리 맨더의 주장은 단호하다. 텔레비전은 개혁의 대상이 아니라 타도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하게 텔레비전을 관리한다 해도 텔레비전이 시청자에게 끼치는 영향을 바꿀 수 없으며, 텔레비전이 인간의 육체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시청행위 자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을 보든, 나쁜 프로그램을 보든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컨대, 텔레비전의 일일 방송시간이나 규정된 방송일수를 줄일 수 있다면(우리의 현실에서는 오히려 늘어났다), 모든 범죄 장면과 외설적인 프로그램을 없앨 수 있다면, 사실을 왜곡하고 변질시키는 쇼나 뉴스를 텔레비전에서 제거할 수 있다면 하는 가정이 텔레비전이라는 완벽한 과학기술을 제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는 것이다.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프로그램을 없앤다고 하여도 "인간을 수동적으로 만들고, 창조능력을 파괴하며 사회 공동체적인 능력을 상실하게 하는 텔레비전의 본성"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리 능력 있는 연출가와 작가가 많이 나타나도 "텔레비전은 과다한 정보를 냉랭하고 편협한 기계적 공간 안에 한정시키며, 어느 누구도 텔레비전이 인간의 인식능력을 저해하는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시대의 흐름을 바라보는 사람이 그 시대의 흐름을 닮아가는 것처럼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우리의 정신과 육체가 텔레비전형으로 변화되어 우리는 또 하나의 새로운 창조물로 진화"될 뿐이라는 것이다. "결국 우리가 텔레비전의 통제를 받게 되면 우리의 의식과 능력이 텔레비전형으로 변질되기 때문에 텔레비전을 보는 사람들이 서로 비슷하게 닮아감으로 인해 개성을 잃게 되는 것처럼 텔레비전을 알게 된 인디언은 더 이상 인디언이라고 할 수 없는" 것도 같아지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면 텔레비전형 인간이 된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텔레비전이라는 과학기술을 제거하자고 주장하는 '제리 맨더'는 누구인가? 1960년대 메이저급 광고회사의 사장이었다가 환경운동 투신하여 그랜드 캐년댐 건설을 막는 시에라 클럽운동을 주창하였고, 레드우드 국립공원 건설을 주도하였으며 초음속 항공기의 생산을 막아냈다. 그리고 환경과 공동체를 위해서 일하고 있다. 텔레비전뿐만 아니라 생태환경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하여 성찰해 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간복제 기술, 원자력 발전소, 유전자 조작과 같은 과학기술이 자체의 용도와 영향력을 스스로 결정하며, 더 나아가 과학기술을 통제하는 사람까지도 결정해버릴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이 스스로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텔레비전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민주주의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성찰해보아야 한다고 요구한다. "가끔 행해지는 공직자 선거로 인해 우리가 민주주의 제도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 자신의 실존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지도자 개개인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술적인 발명품을 지배할 힘을 우리가 소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선거 따위는 무의미할 따름이다. 과학 기술을 전반적으로 통제할 능력을 갖지 못한다면 모든 민주주의 개념은 한낱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텔레비전을 버려라>에서 제리 맨더는 텔레비전이 가진 소프트웨어의 문제점과 하드웨어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경험의 대체, 경험의 획일화, 통찰력을 잃어버리는 사람들, 텔레비전 광고의 상업성, 외설과 폭력과 같은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꼼꼼히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텔레비전이라는 하드웨어가 가진 문제점 -중독성, 외부세계와의 단절, 감각적 자극, 왜곡된 빛에 의한 육체적 변화, 최면상태, 무의식에 대한 침투- 들로 좋은 소프트웨어를 담는다고 하여도 텔레비전의 병폐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면, 텔레비전을 제거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 제리 맨더는 이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텔레비전을 제거하기 위한 첫걸음은 텔레비전을 제거할 수 없다는 생각을 마음으로부터 버리려는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지금 당장 텔레비전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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